제6차 연대 멸종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투고를 펌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서서히 엄습하는 불길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매일같이 뉴스를 장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 온난화, 그리고 해양의 산성화다.혹자에겐 그저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지구에서 발생한 5차례의 대멸종을 목격한 과학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공포감, 그리고 책임감은 매우 무겁다.’다섯 번의 대멸종’을 다룬 ‘대멸종 연대기(The Ends of the World)’는 지구 역사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다.

지금까지 5차 대멸종 발생→대멸종이란 지구에 사는 동물이 갑자기 거의 사라지는 사건을 말한다. 소규모 충돌과 화산폭발 등도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대멸종은 지구 동물의 절반 이상이 약 100만 년 이내에 멸종한 사건으로 정의된다. 물론 실제로는 100만 년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결정됐다.첫 번째는 오르도비스기 말 약 4억4500만 년 전에 발생했다. 빙하기가 닥치면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86%의 종이 멸종했다.데본기 후기인 약 3억7000만 년 전 대멸종은 빙하기를 맞았고 소행성이 충돌해 75%의 종이 멸종했다.◆역사상 잔혹한 대멸종으로 과학자들은 페름기 말의 대멸종을 꼽는다. 약 96%의 종이가 사라졌다. 무서운 대멸종의 원인은 불길하게도 지구온난화다. 페름기 말 대멸종은 지구 온난화뿐 아니라 운석 충돌과 화산폭발이 동시에 일어나 재난 규모를 키웠다.

피터 브래넌 지음, 김미선 옮김 출판가격 22,000원, 트라이어스 말 약 2억100만 년 전 발생한 네 번째 대멸종은 80%를 석권했지만 대규모 화산폭발과 땅의 사막화가 원인이다. 멸종 규모에서 가장 잔혹한 것은 아니지만 원인이나 피해 때문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백악기 말인 약 6600만 년 전 발생한 공룡 멸종 사건이다. 운석 충돌로 거대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이 마지막 다섯 번째 대멸종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공룡을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이때 충돌한 운석 흔적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생생하게 남아 더욱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다.이런 대멸종의 기억은 지금 지구를 뒤덮고 있는 인류에 대한 엄청난 압박과 심리적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대멸종을 초래한 원인을 나열하자 운석 충돌, 화산 , 빙하기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고 토지의 사막화, 지구온난화도 한 번씩 원인으로 꼽혔다.’대멸종 연대기’를 쓴 피터 브래넌(Peter Brannen)은 대멸종의 숨겨진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탄소다. 공기 중의 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하늘이 뜨거워지고, 너무나 불길한 연쇄 살인의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페름기 말 대멸종과 연결된 재앙으로 나타난 흔적이 ‘시베리아 트랩(Siberia Trap)’이다. 시베리아와 러시아 전 국토에 걸친 화산암 지대다.그 넓은 러시아 땅에서 얼마나 많은 화산이 폭발했는지 러시아 곳곳을 4km 두께의 암석으로 뒤덮었고 미국조차도 0.8km 두께의 녹은 암석으로 덮었을 정도다.이 거대한 화산 폭발은 고생대 동안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석탄 석유 가스를 분출해 막대한 탄소를 공기 중에 배출했다. 현재 지구에 있는 모든 화석연료를 모두 태우면 5000기가t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온난화가 예고하는 대참사의 기억 페름기의 화산폭발로 배출된 탄소는 1만기가t에서 4만8000기가t으로 추정될 정도이니 대멸종은 바로 이 공기 중의 탄소 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대기 중에 탄소가 늘어나면 지구는 급속히 더워진다. 더 걱정인 것은 탄소는 바닷물의 산성도를 높인다. 산성화된 바닷물은 산호와 플랑크톤, 조개껍질처럼 껍데기가 있는 생물체에 치명적이다.이미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바닷물의 산성도는 30%나 높아졌다. 지구온난화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별처럼 쏟아진다고 피터 브래넌은 주장한다.해양 산성화는 가장 중요한 ‘동물 살해 수단’이라고 저자는 스탠퍼드대 고생물학자 조너선 페인의 입을 빌려 전하고 있다.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빙하시대 동안 200ppm에서 280ppm을 진동했다. 환경운동가 빌 맥키번이 개설한 웹사이트 350.org는 350ppm을 넘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하지만 2013년 400ppm을 넘은 뒤 계속 높아져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415.26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페름기 말 대멸종 시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8000ppm으로 본다.대멸종 조짐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것은 지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발생할 때마다 지구는 점점 더 새로운 고급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대멸종을 거치면서 동물들의 모습은 세련되어 포유류가 나타났고, 마침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탄생했다.대멸종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해석한다면 대멸종은 지구가 발전하는 창조적 파괴였던 셈이다. 과연 여섯 번째 대멸종은 나타날까. 나타난다면 언제이고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저자는 2011년 발표된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이미 도착했는가?라는 논문의 결론을 소개한다. 앞으로 수백 년에서 수천 년간 환경파괴를 계속한 뒤 5대 멸종 수준의 재앙을 맞을 것이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순간이긴 하지만 인간이 보기에는 다소 먼 거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구라는 생태시스템의 붕괴는 비선형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심재율 객원기자 다른 글 보기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9.07.11º Science Times